보안기능 확인서 회고
보안기능 확인서 업무는 입사하고나서 맡은 중요한 프로젝트이고 보안기능 확인서라는 것을 처음들어봤습니다.
처음엔 솔직히 “문서를 읽으면 뭘 하면 되는지 바로 보이겠지”라고 생각했는데, 막상 들어가 보니 그렇지 않더라고요. 요구사항을 읽고도 무엇을 어떤 근거(증적)로 보여줘야 하는지를 한 번 더 해석해야 했고, 용어도 낯설고, 실수하면 되돌아가는 비용도 큰 일이라는 압박이 있었습니다.
무엇보다 막막했던 건 “그럼 뭘 제출(혹은 정리)해야 ‘만족’이라고 말할 수 있지?”였어요.
요구사항은 문장으로 쓰여 있는데, 실제 일은 결국 증적을 만들고 모으고 정리해 개발하는 작업이더라고요. 처음이라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감이 잘 안 왔습니다.
그래도 다행히 인증팀이 보안기능 확인서의 요구사항을 먼저 읽고 개발팀에게 알아들을? 수 있는 언어로 전달해주셔서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.
그러던 중 팀장님이 휴가로 자리를 길게(15일) 비우게 되면서, 제가 직접 문서를 전달받고 일감을 만들고 여러 사람과 조율하면서 일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.
자연스럽게 일의 사이클이 바뀌었고, 그 과정에서 제가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도 더 선명하게 보였습니다.
이번 글에서는 “처음 보안기능 확인서를 취득했던 경험”을, 일적인 부분과 개인적인 부분으로 나눠 짧게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.
1. 일적인 부분 – 사이클이 바뀌자 보인 것들
처음에는 팀장님이 만들어 주신 일감을 받아서, 그 범위 안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식으로 일했습니다. 요약하면 “정리된 일을 받아서, 빠뜨리지 않고 처리하는 것”이 제 역할이었죠.
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.
인증팀에서 넘어온 문서를 직접 읽고, 거기서 필요한 일을 제가 정의해서 일감을 만들어야 했습니다. 그리고 그 일감을 가지고 관련 담당자 분들과 하나하나 맞춰가며 일을 진행했습니다.
처음 해보는 입장에서는 여기서부터가 본게임이었는데, “요구사항을 만족한다”는 말을 내가 납득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고, 또 그걸 남이 납득할 수 있는 증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.
- 인증 일감을 직접 읽고, 필요한 일을 제가 쪼개서 일감으로 만들기
- 리더, 관련 담당자 분들과 계속 소통하며 방향과 우선순위 조정하기
- 각자 스타일이 다른 분들과 “어떻게 이야기해야 잘 통하는지”를 배우기
특히 마지막이 생각보다 큰 배움이었습니다.
누군가는 큰 그림을 먼저 보고 싶어 하고, 누군가는 세부 항목을 리스트로 정리해 주길 원합니다. 어떤 분은 자주 짧게 업데이트해 주는 걸 선호하지만, 어떤 분은 어느 정도 정리된 결과를 한 번에 보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.
예전에는 이런 차이를 깊게 생각하지 않고, 내가 편한 방식으로만 소통했던 것 같습니다.
이번에는 여러 사람과 맞물려 일을 하다 보니, 자연스럽게 상대방 스타일에 맞춰 일하는 법을 조금씩 배우게 되었습니다. 이게 생각보다 결과물의 품질과 진행 속도 모두에 영향을 주더라고요.
2. 개인적인 부분 – ‘빨리’보다 중요한 것들
돌이켜 보면, 이번 인증 업무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**“내가 너무 급했다”**는 점입니다.
처음 하는 업무라 더 불안했고, 그 불안이 “빨리 끝내자”로 바로 연결됐던 것 같습니다.
밀려 있는 일이 많았던 건 사실입니다.
그리고 저는 그 일을 하나라도 더 처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. ‘처리한 일감 개수’를 기준으로 스스로를 평가하다 보니, 자연스럽게 속도에만 집중하게 되었습니다.
그런데 보안기능 확인서는 특성상, 천천히 하더라도 정확하게 처리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.
조금만 놓쳐도 다시 되돌아와야 하고, 한 번 잘못 잡히면 나중에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되니까요.
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, 실제로 일을 할 때는 “빨리 처리해야 한다”는 압박감에 시야가 많이 좁아졌습니다.
특히 요구사항을 읽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다른 사람과 공유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있는 지 체크를 하지않았던게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.
또 하나는 나 자신을 케어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.
저는 그동안 “대부분의 사람은 장점을 키우는 것보다, 단점을 보완하는 게 중요하다”고 생각해 왔습니다. 그래서 저도 제 단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스스로를 성장시키려고 해왔고요.
하지만 이번 업무를 하는 동안에는 그런 균형을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.
- 내가 무엇을 잘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도 없었고
- 지금 방식이 정말 맞는지 점검하는 여유도 없었고
- 그냥 “남은 일감을 줄이는 사람”이 되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
결과적으로, 제 단점을 보완하는 것도, 장점을 키우는 것도 모두 제대로 하지 못한 채, 그저 지쳐 가는 쪽으로만 달려가고 있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.
3. 다음에는 어떻게 일하고 싶은가
이번 보안기능 확인서 업무를 통해 얻은 결론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, 제게는 이 문장이 남습니다.
“빨리 끝내는 사람”이 아니라, **“제대로 끝내는 사람”**이 되고 싶다.
다음에 비슷한 업무를 맡게 된다면, 저는 이렇게 해보고 싶습니다.
- 일의 속도보다 정확성을 우선순위에 두기
- 특히 초기 분석 단계에서는 일감을 일부러라도 천천히 만들기(요구사항 해석부터 정확히)
- 협업하는 사람의 스타일을 먼저 파악하고, 거기에 맞춰 소통 방식 조정하기
- 내가 편한 방식보다, 상대가 일하기 편한 방식 선택하기
- 일감 개수가 아니라, 결과의 완성도로 스스로를 평가하기
- “오늘 몇 개 처리했냐”보다 “오늘 무엇을 제대로 끝냈냐”를 물어보기
이번 회고는 사실 거창한 교훈이라기보다는, 제가 일을 대하는 태도를 한 번 더 정리해 본 기록에 가까운 것 같아요.
그래도 이렇게 글로 옮겨 놓고 보니, 다음에 비슷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깁니다.
화이팅!